부산 사하구 YK스틸 폐고철 야적장 화재 현장.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지난달 부산지역 폐기물 처리장과 야적장 등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는 버려진 배터리가 원인으로 드러났다. 최근 폐배터리에 의한 화재가 늘고 있는 만큼, 폐기 방법 등을 준수해 달라고 소방 당국은 당부했다.
지난달 12일 부산 사하구 YK스틸 고철 야적장에서 불이 났다. 소방 당국이 진화에 나섰지만 고철 더미에서 난 불은 점점 커졌다. 시커먼 연기와 타는 냄새가 주변으로 퍼지면서 일대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했다. 불은 무려 43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모두 꺼졌다.
같은 달 8일에는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재활용센터 야적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가건물 3개 동이 모두 불에 타는 피해로 이어졌다.
두 화재의 원인은 다름 아닌 리튬 계열 폐배터리였다. 소방 당국 조사 결과, 폐기물 속에 섞여 있던 리튬 계열 폐배터리가 외부 충격 등으로 인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버려진 배터리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화재는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부산지역 폐배터리 화재는 2021년과 2022년에는 단 한 건도 없었으나, 2023년부터 올해 4월 사이 8건이나 발생했다. 전국 단위로 봐도 2020년부터 5년간 모두 201건 발생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연합뉴스버려진 리튬 배터리는 수분과 외부 충격에 약한 특성이 있어 화재 위험이 크다. 또 야적장에서 불이 나면 주변에 쌓인 가연성 폐기물에 옮겨붙어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정에서 배출하는 건전지나 배터리는 따로 수거하는 게 원칙이지만, 일반쓰레기에 다른 폐기물과 함께 버리는 경우도 빈번한 실정이다.
소방 당국은 폐배터리에 의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 가정에서 폐전지와 배터리를 반드시 전용 수거함에 분리 배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변에 수거함이 없다면 관공서나 학교, 대형마트 등에 있는 수거함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전동 킥보드나 대용량 휴대용 배터리 등 부피가 큰 배터리는 지자체나 한국배터리순환자원협회에 문의해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최근 리튬 계열 전지 사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폐기물 처리시설에서 관련 화재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폐배터리는 전용 수거함에 분리 배출하는 등 화재 예방에 동참해 주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