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도 이런 엑스포가…" 오사카 현장에서 들은 목소리
"와~부산에도 이런 엑스포가 열렸으면 좋겠다!" 지난 16일 일본 오사카 엑스포장을 찾은 날, 박람회장 서게이트 입구로 향하던 한 한국인 관람객의 말이 귓가에 남았다.
그 말을 낳게 한 풍경의 중심에는 '그랜드 링'이 있다.
높이 20m, 둘레 2km 규모로,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이 구조물은 박람회장의 상징이다.
못 하나 쓰지 않고 조립된 이 구조물은 전시장을 원형으로 감싸며 관람 동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그랜드 링 위 아래에서는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오사카 박람회장에 지어진 세계 최대 목조건축물 '그랜드 링'. 국재일 아나운서전시관 사이에 놓인 대형 조형물 위에 앉아 아이를 바라보는 외국인 가족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박람회장 중간중간 줄지어 늘어선 각국의 스트리트 푸드 코너에서는 길거리 군것질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마치 대형 소풍 현장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였다.
마치 소풍 온 듯 오사카 박람회장을 즐기고 있는 외국인들. 국재일 아나운서한국관, '진심'을 말하다
한국관은 '진심(眞心)'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기술, 감성, 전통이 융합된 몰입형 전시관이다.
외벽 전체는 가로 27m, 세로 10m 규모의 초대형 LED 스크린으로 구성돼 멀리서도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대형 스크린은 '언제나 역동적인 한국인 기질'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상징물로,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방문객을 맞이한다.
오사카 박람회장에 마련된 한국관 파빌리온. 국재일 아나운서관람은 세 개의 전시관으로 이어진다.
1관에서는 관람객이 녹음한 목소리를 AI가 음악으로 변환하고, 132개의 조명과 함께 무대처럼 펼쳐진다. 이날도 여러 외국인들이 K팝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드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2관은 수소 에너지 기술을 주제로, 인간의 숨이 물로 전환되는 과정을 시청각적으로 풀어냈다.
3관은 세대를 잇는 음악 스토리. 할아버지가 남긴 미완의 곡을 손녀가 K팝으로 완성해 미래로 이어가는 이야기다.
오사카 박람회장에 마련된 한국관 1관(왼쪽)과 한국관 2관(오른쪽). 국재일 아나운서전시 총감독인 서울예술대학교 고주원 교수는 이날 부산CBS와의 인터뷰에서 "기술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건 감정"이라며 "이 공간에선 관람객이 주인공이 되어, 자신만의 감정을 스스로 경험하고 해석하게 되는 구조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K컬처는 단순히 콘텐츠가 아니라, 감정 전달을 동반한 이야기"라고도 강조했다.
한식에 감탄하는 외국인들
오사카 박람회장에 마련된 한국관 3관(왼쪽)과 한국관에서 한국음식을 맛 볼 수 있는 식당(오른쪽). 국재일 아나운서한국관 홍보 관계자는 "한국관은 동시에 1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어 회전율이 높다"며 "방문객 비율은 일본인 64%,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은 36%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전시 후 이어지는 K푸드 공간에서는 김치, 잡채, 한국식 치킨, 불고기 등 한국 대표 메뉴들이 준비돼 있다.
일본인과 외국인 관람객들이 서툴지만 젓가락을 들고 김치를 맛보는 모습은 한국인 방문객에게 작지만 묵직한 자부심을 안겼다.
건담·사우디·태국관…이국적 감성과 상상력의 공간들
오사카 박람회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파빌리온 중 하나인 건담관. 국재일 아나운서오사카 엑스포장 서게이트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는 '건담관'은 17m 실물 크기의 건담 로봇이 설치돼 있어 테마파크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행사장에서 만난 미국인 Jamy(26)씨는 "엑스포가 아니라 유니버셜 스튜디오 같다"고 감탄했다.
사우디아라비아관은 중동풍 건축양식이 시선을 사로잡았고, 부산에서 온 김재우(35) 씨는 "알라딘 영화 속에 들어온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태국관은 코끼리 조형물과 금빛 지붕, 전통 무용 퍼포먼스로 이국적인 정취를 극대화했다.
중동풍 건축양식을 볼 수 있는 오사카 박람회장의 사우디아라비아관(왼쪽)과 태국관(오른쪽)은 자국의 상징물인 코끼리 조형물과 금빛 지붕이 눈길을 끈다. 국재일 아나운서어떻게 갈까? 빠르고 편하게 오사카 엑스포 즐기는 법
부산에서 출발하는 경우, 부산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오사카항에 도착한 뒤 전용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약 15분 만에 엑스포 행사장에 도달할 수 있다.
오사카항에 도착해 여객선 전용 셔틀버스를 이용할 경우 15분만에 오사카 박람회장에 도착할 수 있다. 오사카 박람회장으로 가는 여객선 이용자들. 국재일 아나운서최근 국내 최초 크루즈 '미라클'을 부산항에서 오사카항에 투입한 팬스타그룹 김보중 상무는 "여객선 전용 셔틀버스가 도심 교통에 얽매이지 않고, 곧바로 엑스포장에 닿는 접근성 덕분에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항공편 이용 시, 간사이 국제공항에서는 전철을 이용해 엑스포장까지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일본 내 국내 공항인 이타미 공항을 갈 수 있다면, 박람회장까지 약 30분 정도면 도달 가능하다.
공항에서는 리무진 버스나 전철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
줄 서서 오래 기다리지 않으려면 '사전 예약은 필수'
오사카 박람회 마스코트 먀쿠먀쿠. 국재일 아나운서이번 엑스포는 '줄 서지 않는 박람회'를 표방하고 있지만, 한국관을 비롯 미국관, 일본관, 건담관, 사우디관 등 주요 전시관은 사전 예약 없이는 입장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높다.
입장권은 일일권, 다중 입장권, 평일 오후권, 야간권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으며, 성인 기준 1일권 가격은 7500엔이다.
오사카 엑스포는 오는 10월 13일까지 열린다.
기술과 감성, 전통과 상상이 교차하는 이 박람회를 거닐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언젠가, 부산에서도 이런 엑스포가 열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