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부산 해운대 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제원 전 의원 빈소. 강민정 기자故 장제원 전 국회의원의 빈소가 2일 부산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하루 종일 여권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윤 대통령은 직접 조문하지 않고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통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공교롭게도 장 전 의원의 발인일과 윤 대통령의 탄핵 선고일이 같은 날인 4일로 겹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의 정치 여정을 둘러싼 '운명적 평행론'도 제기되고 있다.
윤 대통령 대신 정진석 비서실장 조문
2일 부산 해운대 백병원에 마련된 장제원 전 의원 빈소를 찾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제공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께서 새벽에 비보를 접하고 저에게 두 차례 전화하셨다"며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다며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꼭 전해달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조문 여부에 정치적 관심이 쏠린 가운데, 대통령의 메시지를 비서실장이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 선택됐다.
박형준·권성동·김기현·홍준표 등 여권 핵심 조문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김기현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나경원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여권 핵심 인사들도 빈소를 찾았다. 박 시장은 "오랜 정치적 인연이 떠올라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부산지역 여권 국회의원 등도 국회 본회의를 마친 뒤 빈소를 찾았다.
2일 부산 해운대 백병원에 마련된 장제원 전 의원의 빈소를 찾은 박형준 부산시장. 연합뉴스 제공이헌승(부산진을), 김희정(연제), 백종헌(금정), 이성권(사하갑), 정동만(기장) 의원 등 중진 의원과 주진우(해운대갑) 초선 의원 등이 조문했으며, 장 전 의원의 지역구를 이어받은 김대식 의원은 빈소가 차려진 첫날부터 상주처럼 자리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이주환 전 의원과 전봉민 전 의원도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애도했다.
박수영·안성민 3일 조문 예정…조용한 개별 조문 행렬
3일에는 박수영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과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이 조문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은 지역 사안을 두고 고인과 밀접하게 정치 활동을 함께해온 인물들로, 조용히 마지막 인사를 건넬 것으로 보인다.
성폭력 혐의로 피소된 상황에서 장 전 의원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만큼, 당 차원의 공식 조문은 이뤄지지 않았고 인사 개개인의 판단에 따른 조문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야권 전재수 "피해자 입장 고려…조문 않겠다"
야권에서는 비판적 입장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부산 북구갑)은 "안타깝지 않은 죽음은 없지만, 피해자가 실체를 밝힐 기회를 잃은 것도 안타깝다"며 조문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황보승희 전 의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우선 피해 여성은 잘 보호해야 한다. 그래도 극단적 선택은 안타깝다"며 CBS에 "조문을 못 갈 것 같다"고 밝혔다.
발인과 탄핵 선고 겹친 4일…죽음과 심판의 무게 속 정권의 향방은?
장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정치 입문 전부터 핵심 측근으로 활동했으며, 대선 경선 캠프 종합상황실장과 당선인 비서실장을 거쳐 초대 내각 인선 실무까지 주도했다. 이후 김기현 의원과 '김장연대'를 형성해 당내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공천 개입 논란과 비선 실세 의혹 등으로 입지가 약화되며 지난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장제원 전 의원의 발인일인 4일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가 이뤄져, 두 사람이 함께 창출한 윤 정부의 운명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종민·류연정 기자그러던 중 2015년 부산의 한 대학 부총장 재직 시절 비서 A씨를 상대로 한 성폭력 의혹으로 피소됐고,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지난달 31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동구의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의 발인은 오는 4일 오전 9시, 장지는 실로암공원묘원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헌법재판소는 윤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선고할 예정이다. 같은 날 마주하게 된 죽음과 심판의 무게 속에서, 정권 창출의 한 축을 함께했던 두 사람의 궤적이 다시금 교차하는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함께 창출한 윤석열 정부의 운명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