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소속 조류퇴치반이 김해공항 활주로에서 조류 퇴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5공중기동비행단 제공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의 추정 원인으로 조류 충돌이 지목되면서 철새도래지 옆에 위치한 김해공항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김해공항에서 조류퇴치팀을 각각 운영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와 공군은 조류 충돌 사고 방지를 위해 더욱 안전 점검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한국공항공사 김해공항은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다음 날인 30일 간부회의를 열어 조류 충돌 등 공항 안전 관리와 사고 예방 대책 등을 논의하고, 공항 이착륙 관제탑을 현장 점검했다고 밝혔다.
특히 참사 원인으로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이 지목된 만큼 평소 운영하고 있는 조류퇴치팀 활동에도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
김해국제공항에는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조류퇴치팀 인력 16명이 3조 2교대로 24시간 활주로 내 조류 퇴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김해공항 2개 활주로에 조류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엽총과 공포총, 폭음발사기, 경보기 등 장비를 사용해 조류를 내쫓는다.
민간공항이자 군공항인 김해공항에는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도 별도 조류퇴치반을 운영한다. 공군은 특히 사고 이후 공항 활주로 내 조류 충돌 관련 안전 강화를 위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공군 조류퇴치반은 20명이 5인 1조로 김해공항 활주로에 군용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마다 조류 퇴치 활동을 벌인다. 폭음탄과 산탄총을 동시에 사용해 조류를 내쫓고, 활주로 인근에는 무선 자동폭음기도 설치했다.
공군 관계자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만큼 군 장병들도 조류 퇴치 활동에 더 책임감 있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며 "담당 부서에서 활동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고, 현장에서도 조류 퇴치에 만전을 기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국제공항. 박진홍 기자 김해공항은 인근에 을숙도와 김해 화포천 등 철새도래지가 위치한 만큼 조류 충돌 사고의 안전지대라고 할 수 없다.
실제로 전국 공항 가운데 조류 충돌 사고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 8월까지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와 조류 충돌 건수는 147건으로, 국내 공항 가운데 가장 많았다.
김해공항보다 항공 편수가 두 배 가까이 더 많은 김포공항과 제주공항은 각각 140건과 119건을 기록했다.
게다가 김해공항의 조류 충돌 건수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14건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36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 3년 연속 전국 지방공항 가운데 가장 많았다.
국토부 조류 충돌 감소 활동 업무 매뉴얼에도 김해공항은 우리나라 주요 조류 서식지인 을숙도와 서낙동강이 인근에 있어 다른 공항보다 조류 충돌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분류돼 있다.
이에 조류 충돌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조류 탐지 레이더나 감시·퇴치용 드론 등 전문 장비를 도입하고 체계적인 예방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해공항 관계자는 "김해공항에서도 긴장 속에서 안전 강화를 위해 더 신경 쓰고 있다"며 "현장 시설 점검을 더 강화할 예정으로, 승객들이 불안감이나 동요를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