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이기대 예술공원 부지에 추진 중인 '아트 파빌리온' 예시. 부산시 제공부산시가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를 추진 중인 이기대 예술공원 조성 예정지 인근에 수십억원대 조형물을 설치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조성 예정인 이기대 예술공원 입구에 공원 시작점임을 알리는 미술 조형물 '아트 파빌리온'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달 남구 이기대공원 일대에 예술공원을 조성하고 '세계적 미술관' 등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서 세계적 미술관은 최근 논란이 된 프랑스 현대미술관 퐁피두센터의 분관을 의미한다.
부산시는 '퐁피두 분관'을 비롯해 국내외 거장 미술관 등을 유치해 이기대 예술공원을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부산시가 세우려는 '아트 파빌리온'은 이 공원 전체를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세계적인 거장이 만든 작품을 설치해 관심을 끌겠다는 의도다.
부산시는 사업비 37억원을 들여 이 시설을 내년부터 제작, 2026년에 완공하겠다며 부산시의회에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의를 요청했다.
아트 파빌리온 사업대상지. 부산시 제공쟁점은 시점과 과도한 예산이다. 아직 예술공원이 들어서지도 않은 상황에서 공원을 상징하는 조형물부터 만드는 건 앞뒤가 맞지 않고, 예산도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 부산시의회 안팎에서 나온다.
특히 예산 37억원은 최근 전남 신안군에 들어선 '숨결의 지구'에 든 예산을 참고해 책정한 금액으로, 향후 설계 등에 따라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부산시의회 한 의원은 "부산시가 이기대 예술공원에 유치를 추진 중인 퐁피두센터도 논란에 휩싸인 상태인데, 공원을 짓기도 전에 상징물부터 만든다는 걸 시민들이 받아들일지 의문"이라며 "예산 37억원도 과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 공유재산 심의를 앞둔 의원들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관계자는 "해외 선진 예술공원 사례를 보면 한꺼번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게 아닌, 단계적으로 조성하는 게 트렌드"라며 "공원이 조성되기 전에 세계적인 작품이 들어서면 관람객들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트 파빌리온은 이기대 예술공원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며, 퐁피두센터 분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아트 파빌리온에 대한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의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의는 21일 오후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