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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된 부산항만공사, 동북아 물류 허브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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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부산항 관리·운영 부산항만공사, 올해 20주년 맞아
20년 만에 '컨'물동량 119%↑, 환적 물동량 186%↑
스마트화, 탈탄소화, 메가포트 비전 구체화해야

부산 신항 전경.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 신항 전경.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항은 부산의 정체성이다. 부산의 굴곡진 현대사는 부산항의 역사와 궤를 함께한다. 부산항은 일제 강점기 수탈과 강제 이별 등 애환의 장소였다. 한 세기를 지난 지금 부산항은 세계 유수의 항만과 어깨를 겨루는 수출 전진기지로 입지를 굳혔다.

정부와 부산시는 부산을 동북아 물류 허브를 포함한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이 글로벌 물류 거점도시가 되려면 '트라이포트(Tri-Port)'의 핵심이자 주축인 부산항의 도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29년 가덕신공항이 개항하면 공항·항만·철도가 이어지는 트라이포트가 완성된다. 부산이 동북아를 넘어 '글로벌 물류 중심지'로 도약할 기반이 완성되는 것이다. 때문에 부산항의 역할이 여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부산항을 운영, 관리하는 부산항만공사(BPA)가 문을 연 지 20년을 맞았다. 성년을 맞은 BPA가 일군 성과와 앞으로 비전을 짚어본다.

◇20년 만에 전 세계 환적 2위, '컨' 7위로 도약

부산항만공사는 2004년 1월 16일, 우리나라 최초로 문을 연 항만공사다. 부산항을 더 전문적으로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부산항을 동북아 물류 중심기지로 키우기 위해 설립됐다.

출범 당시 임직원은 106명, 자산 3조 4556억원, 예산 1434억원으로 시작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임직원 278명(156%), 자산 7조 4839억원(117%), 예산은 1조 4952억원(943%)으로 늘었다.  

물동량을 살펴보면 성장은 더 두드러진다.

BPA 설립 당시인 2003년,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1041만TEU, 환적은 425만TEU에 불과했다. 20년이 지난 현재 2023년 기준으로 컨 물동량은 2275만TEU, 환적은 1214만TEU로 각각 119%, 186% 증가해 역대 최대 물동량을 갈아치우는 등 매년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
 
그 결과 환적항만(화물 운송 중 목적지가 아닌 중간 항만에서 다른 선박으로 옮겨 싣는 화물) 세계 2위, 컨테이너 항만 7위 항만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컨테이너 물동량의 76.6%를 차지해 부동의 1위다.

2024년에는 '컨' 물동량 목표를 전년보다 2.8% 늘어난 2340만TEU로 잡아 또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세우기로 했다.

특히, 부산항은 물동량 균형이 맞는 세계 유일의 대형 항만이다. 세계 10위 항만은 각자 처한 특성상 수출입이나 환적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지만, 부산항은 수출입 화물과 환적화물이 모두 1천만TEU 이상 처리되고 있다. 국제정세나 국내 경제 상황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부산항은 전 세계 150개국, 500개 항만과 연결된 정기 컨테이너 항로를 운영 중이다. 이는 세계 4위 수준의 해상 네트워크다. 60개 해운선사가 매주 287개 항로를 운영한다.

국내 해운항만 물류산업의 집적지이기도 하다. 부산항을 이용하고 있는 해운항만산업 전체 사업체는 11개 업종 1만 3129개에 달한다. 2022년을 기준으로 해운항만 분야 종사자는 총 18만 4천여 명, 연간 약 1만 5천명 이상 새로운 채용이 발생한다.

해운항만산업의 총매출은 약 60조원이다. 이 가운데 부산항 매출은 44조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73%를 차지한다.

완전자동화 스마트 항만인 부산 신항 서컨테이너 부두 2-5단계 모습. 부산항만공사 제공완전자동화 스마트 항만인 부산 신항 서컨테이너 부두 2-5단계 모습. 부산항만공사 제공◇국내 최초 완전자동화 부두 부산 신항 첫 개시

부산항만공사는 부산항 신항에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부두를 조성해 '스마트 항만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3년 부산 신항 서컨테이너 2-5단계에 스마트 항만이 시운전에 들어가 올해 상반기 중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올해부터는 서 '컨' 2-5단계, 2027년에는 진해신항 1-1단계에도 스마트 항만 시스템을 적용해 부산항 경쟁력 높이기에 나선다. 완전자동화 항만에는 100% 국내 기술을 도입한 첨단 장비가 배치됐다.

국산 장비 부품 개발을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1조 7천억원, 일자리는 1만 122개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됐다. 스마트항만으로 가는 과정 자체가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여정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항만 재개발 사업도 추진 중이다. 북항 재개발 1, 2단계 추진에 속도가 나면서 개항 147년 만에 북항 일부가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 핵심인 부산항, 퀀텀점프 비전 그려야

20년간 양적, 질적 성장을 이뤘다면 앞으로 20년은 퀀텀 점프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전 세계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에 따른 물동량 감소, 급변하는 국제 정세,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해외 주요 항만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대전환의 시대에서 부산항은 스마트화, 탈탄소화, 메가포트를 얼마나 정확하고, 빨리 포지셔닝하는지에 항만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스마트항만 도입에 있어 부산항만의 경쟁력이 필요하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과 미국 롱비치항 등 앞서는 세계 유명 항만의 스마트 항만 수준은 3.5세대(완전자동화·정보화·친환경화 100%)를 지나 4세대(완전자동화·지능화·무선화·친환경화 100%)에 도달 직전이다.

부산항은 3세대(완전자동화·정보화·친환경화 50%)에 불과하다. 현재 스마트화 속도로는 다른 항만에 따라잡힐 수 있는 위치다.

부산항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완전자동화 등 스마트 및 친환경 항만 구축 △메가포트화 △서비스경쟁력 강화 △배후단지 기능 확대 △연관 산업 강화 등에 대한 단계적인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부산 신항 서컨테이너 부두 2-5단계. 부산항만공사 제공부산 신항 서컨테이너 부두 2-5단계. 부산항만공사 제공또, 불합리한 정부 규제와 자율성 침해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부산항만공사 설립에 앞장섰던 부산지역 시민단체인 '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은 부산항만공사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문제로 '자율성 침해'를 꼽은 바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항만공사법을 제정해 항만공사가 자체 관할구역 내 항만개발사업의 주체가 돼 항만시설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BPA의 인사·재정·경영·투자 자율성 확보 △BPA 사장 국제공모와 3년 중임제 도입 △항만 운영에 관할 자치단체인 부산시 참여 △ 인천국제공항 같은 주식형 공기업 전환도 검토할 사안이다.

부산항만공사 강준석 사장은 "지난 20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신규사업을 적극 발굴, 그에 걸맞은 시설관리 전문역량도 함께 키워나갈 것"이라며 "그간의 성공에 더해 제2의 도약을 이룰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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