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은행 강석훈 회장. 김혜경 기자 부산시와 부산상공회의소가 한국산업은행에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공식 요청해 절차가 연내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장인화 부산상의 회장은 12일 오후 부산상의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에게 에어부산을 분리매각해 지역 거점 항공사로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공동 건의문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지역의 뜻을 잘 알겠다"면서도 "에어부산 분리매각은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기업결합 심사 진행 상황을 봐가며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다소 원론적인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장기화하면서 에어부산 분리매각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시와 상의는 최대 주주인 아시아나항공에서 에어부산을 떼어 매각해 부산 상공계가 인수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밟아달라고 공식 요청하면서 산업은행의 결단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부산시와 부산상공계는 '에어부산 분리매각' TF팀을 꾸려 올해 안에 결론을 내는 것을 목표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부산상의에서는 부산시와 산업은행이 부산국제금융진흥원과 공동으로 '대한민국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지역 산업정책 및 정책금융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산업은행 부산 이전 필요성에 공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의 빠른 추진을 위해 민주당의 결단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한 남은 과제는 민주당의 협조"라며 "'산업은행 본부를 서울에 둔다'에서 서울을 대한민국으로 바꾸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 많은 금융기관이 이전해 왔지만, 지역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돼 성장을 촉진하는 매개 역할을 하는 데는 충분치 않다"며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동남권의 잠재력 큰 제조업과 신사업 육성을 위한 정책금융의 매개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산업은행 이전은 단순한 금융기관 이전이 아니라 남부권 경제를 새롭게 되살리는 촉진제가 될 것"이라며 "그것이 부울경 주민이 산업은행 이전을 염원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도 "산은 부산 이전은 대한민국, 부산시, 산은 3자가 윈윈하는 전략"이라며 "부산시의회는 산은 임직원이 부산에서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교육 등 모든 여건을 갖추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도 "우리나라 국토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50%가 집중해 있다. 갈수록 비수도권의 인구 유출, 지역소멸이 가속화하고 있다. 국토 균형발전, 지역 살리기 위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며 "산업은행이 지역산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석훈 회장은 "지금과 같이 우리 경제가 서울·수도권 단일축으로 돌아간다면 머지않아 우리 경제는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산은이 지역을 성장거점으로 육성하며 정책금융 본연의 역할을 재정립해 한국 경제 재도약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미나에서 산업연구원 김영수 선임연구위원은 지역 산업정책에 대해 제언했고, 부산테크노파크 김영부 정책기획단장은 부산시 전략산업 현황을 설명했다. 한국금융연구원 김영도 선임연구위원은 정책금융의 역할을 강조했고, 산업은행 변현수 정책금융팀장은 해외 정책금융 사례와 시사점을 제시했다.
이어 정책토론에서는 한국금융연구원 이병윤 선임연구위원이 좌장을 맡아 주제발표자와 함께 토론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