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졌던 지난 7월 부산진구의 한 도로에 포트홀이 발생한 모습.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올여름 기록적인 장마로 부산에도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도심 곳곳에 포트홀이 다수 발생해 교통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긴급 보수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로 인한 차량 파손 등 사고도 잇따르는 데다 피해 구제도 쉽지 않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일 동서고가도로 감전램프 부근에서 포트홀이 발생해 차량 4대의 바퀴가 파손됐다. 사고가 난 곳은 이미 한 달 전 보수 공사를 한 지점이지만 또 다시 포트홀이 생겼고, 결국 차량 파손으로 이어졌다.
장맛비가 이어지던 7월에는 동구 충장대로에서 포트홀로 차량 5대의 바퀴가 잇따라 파손되기도 했다. 포트홀에 빗물이 고여 있어 운전자가 육안으로 알아채기가 힘들어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포트홀은 포장된 아스팔트 표면에 생기는 구멍을 의미한다. 주로 빗물 등 수분이 침투한 아스팔트 위로 차량의 하중이 가해지며 아스팔트가 무너져 내려 발생한다. 특히 올해 장마철 많은 비가 내린 뒤 부산 도심 곳곳에 포트홀이 발생하며 관련 사고도 증가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장마 기간인 7월 한 달 동안 부산에서 발생한 포트홀은 4600여개로 집계됐다. 특히 건설안전시험사업소가 관리하는 폭 25m 이상 도로 등에서는 7월부터 이번달 4일까지 2200개에 달하는 포트홀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 1334개에 비해 65%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 건설안전시험사업소 관계자는 "올해 워낙 비가 많이 내리면서 특히 많이 발생하고 있어 순찰을 강화하고 긴급 보수에 나서고 있다"며 "특히 피해가 심한 강서구 가락대로에는 기존 노면을 깎고 새로 포장을 할 계획인데 기온이 높을 땐 하자 가능성이 커 적당한 기온이 되면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 가락대로에 발생한 포트홀을 긴급 보수하는 모습. 부산시 건설안전시험사업소 제공 차량 주행 중 포트홀로 피해를 입은 경우 각 도로의 관리기관에서 배상을 받을 수 있지만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부산고검에 국가배상청구를 접수한 뒤 증거를 제출하고, 조사를 받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복잡한 절차와 긴 소요 기간 때문에 배상 받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더구나 배상청구를 접수해도 검찰청 국가배상심의위원회가 결정하는 배상 비율도 높지 않아 운전자가 피해 배상을 받기는 더욱 어렵다.
일부 지자체는 영조물배상공제를 통해 피해 구제에 나서고 있지만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 건설안전시험사업소와 부산시설공단은 영조물배상공제 대상에 도로 포트홀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 수영구와 강서구, 사상구 등 지자체는 공원이나 체육시설, 엘리베이터 등을 공제 대상물로 지정했지만 도로는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공단에서도 포트홀 관련해 순찰이나 긴급 보수 등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포트홀 피해에 대해 100% 책임을 지긴 어렵다"며 "국가배상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 비율에 따라 배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수량이 많은 장마철마다 포트홀로 인한 시민 피해가 반복되고,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있는 만큼 사고를 막고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서는 보다 세심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