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8일, 원승재 목사가 지진 피해를 입은 아이티 이재민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했다. 원승재 목사 제공부산소망성결교회 원승재 목사와 삼성여고 학생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선 지진 피해 아이티 이재민 돕기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강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중남미 최빈국 아이티를 위해 지난해 9월 각종 후원물품 컨테이너와 함께 아이티 현지인들 돕기에 나섰던 원 목사가 약 넉 달 동안의 사역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것이다.
2021년 9월 15일, 원 목사는 기독교 재단인 삼성여고 학생들이 직접 손으로 쓴 '사랑의 편지'와 함께 신발 15,000켤레, 의류 50,000벌, 라면 250박스, 피아노 3대, 의약품 등 컨테이너 4개 분량의 구호품을 마련했다.
원 목사는 부산시의 허가를 얻어 모집을 주도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운반비용이 당초 예상했던 2,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급등하면서 구호품은 약 10개월 간 삼성여고 운동장에 발이 묶이는 위기에 맞닥뜨렸다.
이 소식을 접한 포스코플로우 김광수 사장이 비용과 배편을 책임지면서 구호품은 지난해 8월 10일, 삼성여고 운동장을 떠나 한달여 만인 9월 15일, 포르토프랭스항에 도착했다.
아이티 이재민들에게 구호품 전달을 마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원승재 목사 제공 그런데 또다시 한번 위기가 찾아왔다. 포르토프랭스 세관이 관세 명목으로 평소 3배에 달하는 3만5천달러(4,300만원)를 요구하한 것이다. 이에 원 목사는 현지 법원 등을 돌며 탄원서를 모아서 관세를 2만5천달러(3,100만원)까지 낮출 수 있었고, 익명의 독지가와 현지 교포들의 성금으로 겨우 구호품을 찾을 수 있었다.
구호품을 트레일러에 실어 세관을 빠져나온 원 목사는 무장한 채 거리를 활보 중인 갱단을 피해 푸지에 있는 희망기술학교에 무사히 도달했다.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이후 원 목사가 현지에 개설한 교육시설로 이 곳에서 컨테이너 4개에 담겼던 구호품을 풀어 꾸러미 하나당 라면 6개와 신발 6켤레, 의류 20벌을 넣어 소포장했다. 이 꾸러미는 1월 8일부터 12일까지 닷새 간 푸지와 포르토프랭스 레카이 등의 난민촌과 고아원, 종교시설 등에 전달됐다.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구호품 전달을 마치고 돌아온 원 목사는 "무장한 갱단이 거점을 옮겨다녀 구호품을 나눠주는 과정도 쉽지 않았지만 후원자와 현지 교포, 선교사님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전달할 수 있었다"면서 "생각해보면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