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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이미 합격을 알았다" 부산교육청 공시생 유족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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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 채용 청탁 혐의받는 부산시교육청 간부, 공식 발표 전 합격 사실 미리 연락받아
사전에 합격 사실 알린 이는 당시 교육 수장이었던 김석준 전 부산시교육감
반면 같은 시험에 응시했던 공시생은 합격 번복된 뒤 극단적인 선택
공시생 유족 "우리 아들 불공정 채용 들러리였나" 울분

부산시교육청. 부산시교육청 제공부산시교육청. 부산시교육청 제공김석준 전 부산시교육감이 교육청 간부 공무원에게 사위의 합격 사실을 사전에 알린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가운데, 당시 채용 시험에서 합격이 번복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시생의 부모는 아들이 불공정 채용의 들러리였다며 또다시 울분을 토했다. [1.11 부산CBS노컷뉴스=[단독]'발표 전 채용 합격 사실 알렸다' 김석준 전 교육감 검찰 송치]

"어제 말씀드렸던 면접 평정에 대해 알 수 있을까요?"
"저희가 확인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2021년 7월 부산시교육청 공무원 임용 시험에 응시한 공시생 A군은 석연치 않은 합격 번복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합격자 발표 당일 A군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서 최종 합격 소식을 확인했지만, 불과 한 시간 뒤 불합격으로 변경됐다.

A군은 합격이 번복된 경위를 확인하려고 부산시교육청을 찾아갔다. 그 결과 본인이 1차 필기시험에서는 합격권에 들었지만, 면접시험 이후 불합격권으로 순위가 바뀌고 결국 최종 탈락한 사실을 확인했다.

10분 남짓한 짧은 면접 이후 결과가 뒤바뀐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던 A군. 여러 차례 자신이 불합격한 이유를 교육청에 물어봤지만, 돌아온 것은 "면접관 고유의 영역이라 알려줄 수 없다"는 대답이었다.

숨진 A군이 부산시교육청에 던진 마지막 말은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는지 알려주세요"라는 절규 섞인 물음이었다. 그는 불합격의 이유가 알고 싶었을 뿐이었다.

A군의 합격이 불합격으로 바뀌기 전 누군가는 자신의 사위가 공무원 임용 시험에 이미 합격했음을 알고 있었다.

부산시교육청 고위 간부인 B씨는 합격자 명단이 발표되기도 전에 사위의 합격 소식을 전달받았다. 그리고 B씨에게 사위의 합격 소식을 알린 사람은 다름 아닌 당시 부산지역 교육 수장이자 임용권자였던 김석준 전 교육감이었다.

아들의 억울한 죽음에 A군의 부모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 결과 B씨가 자신의 사위를 합격시켜 달라며 면접위원으로 참여하는 공무원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로 면접 과정에서 점수가 조작된 정황도 나왔다. 현재 면접위원 1명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B씨 등 나머지 관련자들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부정 청탁 의혹을 받는 교육청 간부가 교육감으로부터 사위의 합격 사실을 미리 전해 들었다는 소식에 A군 부모는 울분을 터뜨렸다. 선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아들이 무고한 일을 당했다며, 아들을 보낸 지 2년 만에 또다시 우리 사회에 '공정'이 있는지 의심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A군의 이버지는 "교육감이 사전에 합격 소식을 외부에 알린 사실을 접했을 때 너무나 충격이 컸다"며 "지인에게 이를 알린다는 것 자체가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 "아들이 꼭 밝히고 싶었던 채용 비리를 확실히 밝혀 넋이라도 달랠 수 있었으면 해서 1년 6개월 동안 집회를 이어왔다. 하지만 사실이 드러날수록 오히려 답답하고 안타깝다"며 "불공정으로 얼룩진 사회가 아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생각에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

한편 경찰은 B씨에게 사위 합격 사실을 사전에 알린 김 전 교육감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법리 검토를 비롯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전 교육감은 자신의 행동이 공시생 사망이나 청탁 의혹 등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경찰 역시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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