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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온 美항모 로널드 레이건…'대북 경고 메시지'는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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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니미츠급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5년만에 부산 입항
10만톤급 항공모함에 함재기 수십대 싣고 왔지만, F-35는 없어
대북 경고 메시지 등 해석 분분하지만, 말 아낀 한미 해군 관계자들
"(대북) 메시지는 외교관들에게, 우리는 연합작전 능력 향상 위해 훈련한다"
부산에서 며칠 재정비하고 휴식한 뒤, 다음주쯤 동해에서 연합훈련 전망

23일 오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로널드 레이건함. 김형준 기자23일 오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로널드 레이건함. 김형준 기자미국의 대표적인 전략자산으로 꼽히는 해군의 니미츠급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USS 로널드 레이건이 포함된 항모강습단(Carrier Strike Group)이 23일 오전 부산에 입항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는 가운데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지만, 미군 관계자들은 이번 '부산행'이 이미 그전에 계획된 것이고 군사적인 측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정세와 관련된 답변은 피했다.

항공모함은 전개 자체가 무력시위로 취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정 수준으로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23일 오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로널드 레이건함의 뒷모습. 공동취재단23일 오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로널드 레이건함의 뒷모습. 김형준 기자해군은 23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로널드 레이건함 입항 환영 행사와 함께 내·외신 취재진 100여명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레이건함은 일본 요코스카에 주둔하는 미 7함대 예하 5항모강습단의 중심이 되는 항공모함으로, 마침 강습단장은 전임 주한 미 해군 사령관이었던 마이클 도넬리 준장이다.

미 항공모함이 한반도에 입항하는 일은 2018년 10월 우리 해군이 주최한 제주 국제관함식 이후 약 4년만이다. 다만 당시에는 국제적인 행사인 관함식 참가를 위해서였고, 무력시위 성격을 띤 입항은 2017년 10월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 왔던 때 이후로 거의 5년만이다.

23일 오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로널드 레이건함에 탑재된 F/A-18E/F 슈퍼 호넷 전투기. 뒤로는 부산 풍경이 보인다. 김형준 기자23일 오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로널드 레이건함에 탑재된 F/A-18E/F 슈퍼 호넷 전투기. 뒤로는 부산 풍경이 보인다. 김형준 기자한 나라의 국력을 상징하는 전략자산인 항공모함은 그 자체만으로도 전투기 수십대를 싣고 다니는 한편, 호위 함대까지 따라붙기 때문에 전개될 때마다 주변 나라들이 긴장하곤 한다. 이날 비행갑판에서도 F/A-18E/F 슈퍼 호넷, E-2D 호크아이 조기경보통제기, MH-60 시 호크 해상작전헬기를 비롯한 수십 대의 함재기들이 배치된 모습이 여과 없이 공개됐다.

단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는 레이건함에 배치되지 않았다. 미군 관계자는 "F-35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성능이 좋은 캐터펄트(사출기)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개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서 F-35는 아직 배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캐터펄트가 탑재된 정규 항공모함에는 보통 이를 통해 이함하는 C형이 탑재된다.

23일 오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로널드 레이건함 비행갑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한미 해군 관계자들. 왼쪽부터 주한 미 해군 사령관 마크 셰이퍼 준장, 로널드 레이건 함장 프레드 골드해머 대령, 5항모강습단장 마이클 도넬리 준장, 해군작전사령부 해양작전본부장 김경철 준장. 김형준 기자23일 오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로널드 레이건함 비행갑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한미 해군 관계자들. 왼쪽부터 주한 미 해군 사령관 마크 셰이퍼 준장, 로널드 레이건 함장 프레드 골드해머 대령, 5항모강습단장 마이클 도넬리 준장, 해군작전사령부 해양작전본부장 김경철 준장. 김형준 기자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어김없이 북한과 관련된 질문이 등장했지만, 도넬리 강습단장은 "이번 방문은 오래 전에 이미 계획된 일정으로, 한미 해군 사이에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던 여러 연합연습과 작전의 일환이다"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외교관 분들에게 맡기고, 우리 방문의 목적은 한국 해군과 전술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며 유사시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연합 대응 능력을 강화시키는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후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핵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고 발언한 것, 중국과 대만 사이 충돌 가능성 등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미 해군 관계자들은 답변을 삼갔다.

도넬리 강습단장은 이같은 질문에 대해 "정책적인 내용과 국가전략에 관련된 질문은 국무부 또는 정책 입안자 수준에서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항공모함이나 7함대가 태평양에 머무르는 이유는 지난 70년간 그랬듯이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며 연합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3일 오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로널드 레이건함 함교에서 바라본 함재기들. 김형준 기자23일 오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로널드 레이건함 함교에서 바라본 함재기들. 김형준 기자과거 한반도 정세가 악화됐을 때는 미군 관계자들도 강력한 경고성 발언을 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세와 관련된 질문에는 아예 답변하지 않고 군사적인 협력에 대해서만 강조하는 방법으로 수위를 어느 정도 조절했다고 해석된다.

한편, 이렇게 입항한 레이건함은 며칠 동안 부산에서 재정비를 하고 승조원들은 휴식을 취한 뒤 다음 주쯤 동해에서 연합훈련을 할 전망이다.

해군작전사령부 해양작전본부장 김경철 준장은 "이번에 실시하는 연합훈련이 과거하고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없으며,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해 해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준비하고, 한미연합 전투준비태세를 향상하기 위한 훈련으로 이루어져 있다"며 "정부가 바뀌는 것(한국 정권교체)과 상관없이 바다에서 미 해군과 연합작전(능력)을 향상시키는 목적으로 실시해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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