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극제 부산공동어시장 대표이사. 공동어시장 제공부산공동어시장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한 박극제 대표가 오는 19일 2기 임기를 시작한다. 임기는 2025년 4월 18일까지 3년이다.
박 대표는 수산업계 30년 미래를 위해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을 성공으로 이끌겠다는 각오다.
"현대화사업은 이제 실행단계라고 보면 됩니다. 설계가 완료되면 시공사 선정 후 내년에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철거를 시작으로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늦어진 만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30년 미래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반드시 성공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최근 건설·건축 분야 전문 인력을 채용했고 자문위원회나 실무 태스크포스(TF)도 새롭게 조직할 예정입니다. 현대화사업이 수산업계의 중요한 현안인 만큼 새 정부도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해 줬으면 합니다."
그는 만성 적자이던 부산공동어시장을 2년 연속 흑자로 전환했다. 비결은 뭘까?
"비용 절감입니다. 주차관리소에 고액 연봉자 5~6명이 상시 근무했는데 무인주차관리기를 도입해 필수 인력을 1~2명으로 줄여 비용을 절감했죠. 관행적으로 매년 갱신해 오던 각종 용역 계약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했어요. 인터넷구매, 국가전자조달시스템을 이용한 입찰 방식 등을 도입해 신문공고 비용 등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서비스 경영과 위판사업 다각화도 한몫했죠. 사실 첫 취임 당시 현장의 묘한 분위기를 감지했습니다. 고객 서비스가 부족했어요. 선사들이 부산공동어시장에 위판하러 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위판 선사'를 '고객 선사'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전남 여수 등 타지역 선사(고객)를 유치하기 위해 위판구역을 특별 지정했고, 선도(생선의 신선한 정도) 유지를 위한 덮개(천막, 비닐 등)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에 집중했어요. 이로 인해 지난해 5년 만에 위판고 3천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부산공동어시장 위판장을 가득 채운 고등어. 자료사진그는 고등어를 크기에 따라 자동으로 분류하는 자동선별기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비를 확보해 자동선별기를 구입할 예정입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국내 자동선별기 제작업체가 3곳에 불과하고 자동선별기 수요 자체가 없어 관련 기술 개발이 더딘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어요. 그래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일본 등 해외 업체와 접촉해 직접 계약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자동선별기 도입은 현대화사업이 완료되기 전까지 위판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험, 데이터를 축적할 것입니다. 이를 토대로 성공적인 현대화사업을 끌어낼 것입니다."
그는 현장 중심 경영의 초심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공동어시장은 대한민국 새벽을 여는 곳입니다. 지난 3년 동안 새벽 6시 경매가 있는 날이면 빠짐없이 현장을 점검했습니다. 어민들이 생명을 담보로 잡아 올린 생선을 제대로 된 어가(魚價)로 신속하게 유통하는 것이 어시장의 존재 이유라고 할 수 있어요. 치열하고 시각을 다투는 경매 현장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문제는 보고체계를 거치면 늦습니다. 직접 보고 판단하고 결정해야 빠르고 정확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현장 중심 경영을 이어가겠습니다."
박극제 부산공동어시장 대표이사. 공동어시장 제공박 대표는 부산공동어시장도 위기의식을 갖고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제주, 전남 등 많은 지자체가 대형선망선단을 유치하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부산공동어시장이 오랫동안 타 위판장과 비교 불가의 큰 규모, 두터운 상업적 인프라로 경쟁력 우위 환경에서 영업해왔습니다. 이제는 위기의식을 갖고 한 발 더 앞서 나가야 합니다. 수산업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부산지역 경제의 한 축이 무너지는 것으로 귀결될 것입니다."
박극제 대표는 부산자동차매매사업조합 이사장, 부산시의원을 거쳐 민선 4~6기 부산 서구청장을 역임했으며 2019년 4월 부산공동어시장 대표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