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내버스. 부산시 제공 부산 시내버스의 긴 배차 간격이 이용객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 부산대중교통미래포럼 창립 세미나에서 발표된 부산경실련의 '시민중심 시내버스 서비스 개선방안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산시민 300명은 시내버스 이용 승객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긴 배차 간격'을 꼽았다.
이어 자가용 이용 증가, 도시철도 중심 교통정책, 신속성과 정시성 부족, 노선체계 불합리 등 순이었다.
시내버스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도 배차 간격이 5점 만점에 3.05점을 받아 7개 항목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또 부산시민이 시내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 1순위로는 '자가용이 편해서'가, 2순위로는 '목적지까지 시간이 많이 걸려서'가 꼽혔다.
이 같은 부산시민의 시내버스 배차 간격에 대한 인식은 구체적인 수치로도 확인됐다.
경성대 도시공학과 신강원 교수가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산지역 144개 시내버스 노선 중 배차간격이 5분 미만인 노선은 6%에 불과했다.
배차 간격이 5~10분인 노선이 73%로 가장 많았고, 10~15분인 노선이 29%로 뒤를 이었다.
신 교수는 "배차 간격과 운행 거리가 길면 이용객 수는 당연히 줄어드는데, 부산은 배차 간격과 운행 거리 모두 너무 긴 편이다"라고 지적했다.
부산YMCA 오문범 사무총장 역시 "사람들이 쉽게 이용하기 힘든 배차간격으로는 경쟁력을 갖기가 힘들다"며 "5분 전후 노선을 대폭 늘리고 운행 거리가 40~50km인 노선을 조정하는 작업을 우선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문조사를 진행한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배차 간격 최소화를 위해 기존 노선의 조정, 타 대중교통 간 환승 시스템 개선, 러시아워 시간대 차별적 배차 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9일 열린 부산대중교통미래포럼 창립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한편 이날 세미나에 앞서 부산지역 민·관·학·연이 참여한 부산대중교통미래포럼 창립식이 개최됐다.
이 포럼은 부산시민의 편리한 대중교통 이용을 위한 다양한 개선안 마련과 부울경 메가시티 교통 인프라 방향성 설정, 공유와 자율주행 등 시대적 흐름에 따른 대중교통 산업 발전 방안 모색 등을 목적으로 출범됐다.
포럼 대표에는 동의대 신용은 교수, 부산YWCA 김정환 사무총장,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성현도 이사장 등 3명이 공동으로 선출됐고, 경성대 신강원 교수와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이 운영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날 창립식에 참석한 부산시 이병진 행정부시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대중교통이 정말 어려운 상황인데, 이 포럼에서 대중교통의 발전방안에 대한 다각적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테크노파크 김형균 원장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 부산에 적합한 대중교통 혁신적 대안과 시스템 마련을 위해 포럼이 논의의 장이 돼 새로운 부산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축사를 전했다.